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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2-08 15:56
작품평론 "윤경혜 개인전: 작지만 다양한 차이가 만들어내는 자아 정체성" -글 김진아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27  
김 진 아 (홍익대 미술비평 전공)
 
“작지만 다양한 차이가 만들어내는 자아 정체성”


EK아트갤러리 전속작가로 활동하며 4번째 개인전을 맞이한 윤경혜는 이번 전시에서
독특한 마티에르를 지닌 인상적인 푸른색의 평면 작품들을 발표한다.
갤러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윤경혜의 작품은 단순하게 분할된 기하학적 추상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점점 작품과 거리가 가까워지면 질수록, 푸른색의 거친 마티에르의 정체가 궁금해지면서 그림
속으로 점점 빨려 들어가게 되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스스로 자신을 바라보며 자아성찰적인 주제로 작업을 하고 있는 그녀의 작품에는 공통적으로
문(門, Door)의 이미지가 나타난다. 이 문은 가까이에서 보면 오히려 문으로 보이지 않고,
작품과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만 문으로 보인다. 작가의 의도는 아닐지라도 관람객들은
작품 속에 담겨진 작가의 이야기를 읽기 위해서는 자세히 보고 싶어도 한발 뒤로 물러서야 하는 것이다.
작가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자신에게 던져보지만,
아직 스스로를 규정하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에 의해 불완전하게 정의되는 불안한 자아에 대한 심리적 거리가
그대로 작품에 반영되어 작품과 관람객 사이에는 저항할 수 없는 거리가 생기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 개인전에서 윤경혜가 보여주는 작품은 이와 정 반대로, 오히려 가까이 가면 갈수록
작가의 모습을 온전하게 읽을 수 있다. 앞선 개인전에서 그녀는 스프레짜투라
(Sprezzatura,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아주 쉽고 세련되게 해내는 것)를 추구하는 자신의 모습을 작품에 담았다.
그러나 공예를 전공한 그녀의 배경과 지난한 공예적 프로세스로 점철되어 있는 작품의 제작과정,
그리고 불안한 자아가 만들어낸 불가항력적인 심리적 거리 때문에 윤경혜의 작품들은
결코 스프레짜투라가 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스프레짜투라를 스스로 무너뜨림으로써
이번 전시에서는 진짜 스프레짜투라가 된 자신을 보여주고 있다.
작품 <열린 문>은 깊고도 차디 찬 바다의 푸른색으로 화면을 기하학적으로 구성한 추상화이다.
작품의 제목으로 인해 그림의 가운데 작은 직사각형이 ‘문’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뿐,
어떤 한정된 공간이라기보다는 심연의 공간을 보는 듯하다. 그리고 그 깊이를 헤아리기 위해 작품과의
거리를 좁혀갈수록 진정한 스프레짜투라에 감탄을 하게 된다.
프랑스의 예술가 이브 클랭이 푸른색을 가장 순수하고 무한하며 사물의 무(無)에 근접한 색이라고 하였다.
윤경혜의 푸른색은 비록 공인되지는 않았지만 집요한 탐구의 결과물로서 수없이 고뇌한
자신의 정체성만큼 깊고 순수하며 이성적이다. 작지만 다양한 차이를 지닌 파란색 유닛들의 반복은
결국 새로운 정체성을 생성시켰고, 그것은 지난 개인전 이후 깊은 성찰의 결과물로 관람객들에게 제시된다.
그리고 그 숙련의 에너지가 우리를 작품 앞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질수록, 푸른색의 거친 마티에르의 정체가 궁금해지면서 그림 속으로 점점 빨려 들어가게 되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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